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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림픽]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열아홉 서민규와 예순넷 김옥금, 꿈을 향한 '위대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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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77회 작성일 24-08-12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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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서민규(19·안산시장애인체육회)는 2005년 1월12일생, 2024년 파리패럴림픽에 나서는 한국 선수단의 선수 83명 중 막내다. 2021년에 열린 도쿄패럴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의 막내로 출전한 윤지유(탁구·당시 21세) 보다 두 살 어린 나이에 첫번째 패럴림픽에 도전하게 되었다. 포부는 당차다. 서민규는 "패럴림픽은 무척 영광스러운 무대다. 기대가 많이 되면서도 부담스럽기도 하다. 어릴 때부터 봐왔던 삼촌, 이모들이 잘 챙겨줬기에 이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다. 한국을 대표해 패럴림픽 시상대에 한번 오르고 싶다"고 첫 패럴림픽 메달을 목표로 삼았다.

가장 어린만큼 '패기'를 앞세우겠다는 서민규. "양궁 선수 김제덕을 도쿄(올림픽) 때부터 봐왔다. 나이에 맞지 않게 파이팅이 넘치는 것 같았다. 나도 그렇게 하고 싶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서민규가 28일부터 내달 9일까지 프랑스 파리 일대에서 열리는 장애인올림픽인 패럴림픽에서 외칠 파이팅 구호는 "가즈아(가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민규는 "'가자'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 말은 '시상대에 오르자,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하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든든한 동반자인 어머니 김은희씨는 "아들이 시상대에 오르면 울컥할 것 같다. 첫째를 서포트하느라 두 동생에 소홀한 면이 있었다. 그런 것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칠 것 같다"고 했다.

뇌병변 장애를 갖고 태어난 서민규는 초등학교 1학년 때 특수반 교사의 권유로 보치아를 시작했다. 보치아는 겨울 스포츠 컬링과 비슷하다. 12.5mX6m 크기 바닥에 던져진 흰색 표적구에 가까이 던진 공이 많을수록 점수를 더 받는 식이다. 직접 손으로 공을 던질 수도 있고, 홈통과 같은 경기용 기구를 사용할 수 있다. 서민규는 "중증장애인도 할 수 있는 스포츠라 선택의 폭이 넓다. 단순하고 쉬운 종목처럼 보이지만, 근력과 집중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서민규는 장애인 보치아 종목에서 빠르게 두각을 드러냈다. 지난해 18세 나이로 처음 국가대표로 발탁돼 항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에 출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지난달 '2024년 대만 월드보치아컵'에서도 은메달을 수확하며 기세를 드높였다. 개인전과 단체전에 모두 출전하는 서민규는 "부담이 되고, 기대도 된다. 세계적인 선수들보다 경험이 부족할지언정 긴장하지 않고 패기있게 하다보면 좋은 성적을 거두지 않을까 싶다"며 평소 좋아하는 축구선수 이강인이 머무는 파리가 '기회의 땅'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보치아 선수' 하면 서민규를 떠올릴 수 있도록 꿈을 심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서민규와 한국 선수단의 최고령 선수인 김옥금(64·광주시청)과는 45세 차이가 난다. 서민규는 "오랜시간 운동을 하기가 어려웠을 텐데, 너무 대단한 분"이라고 엄지를 들었다.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김옥금은 "나이가 많다보니 부끄러운 점도 있다. 내가 이렇게 인터뷰를 하는 게 맞는지…"라며 미소지었다. 지난 도쿄패럴림픽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최고령 선수로 본선에 오르는 김옥금은 "'겁나게'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가득하다. 지난 도쿄대회를 마치고 손자, 손녀가 태어났다. 자랑스러운 할머니가 되고 싶다"고 했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김옥금은 근육위축증을 앓고 있다. 2013년 힘을 기르기 위해 1년간 고무줄 당기기를 한 뒤 양궁을 추천받아 10년째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2014년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16년 리우패럴림픽, 도쿄 대회에 잇달아 출전했다. 리우 때는 개인전 4위, 혼성 단체전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번이 3번째 패럴림픽인 김옥금은 "도쿄 때는 입상을 하지 못했다. 코로나에 안 걸리고 온 것이 성과라면 성과"라고 웃은 뒤 "재활 운동으로 시작해 여기까지 왔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해야만 했다.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진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옥금은 이번 파리 대회에서 W1 종목에 출전한다. W1은 휠체어를 타는 사지 마비 선수들이 참여하는 종목이다. 김옥금은 "더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최근 자세를 바꿨다. 남은 시간에 부족한 점을 메우기 위해 훈련을 하고 있다"며 "중국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많지만, 꼭 메달권 안에 들고 싶다"고 했다. 패럴림픽에 앞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한국 양궁은 3일 현재 금 4개, 은 1개를 수확하는 등 '세계 최강'답게 건재를 과시했다. 김옥금은 "부러운 면도 있지만, 우리도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팀 코리아'는 이번 패럴림픽에서 금 5개, 20위권 진입을 목표로 14일부터 순차적으로 출국한다. 최연소 서민규, 최고령 김옥금이 출전하는 보치아, 양궁 종목에서도 메달을 기대해본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